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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9 목양칼럼



인생은 사실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소소한 일상으로 채워져 있다. 그래서 거창한 목표를 두고서 노력하는 삶이 아름답지만, 그런 삶의 태도가 가진 함정도 분명히 있는 것이다.

사람은 사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아내고 삶의 동력(動力)을 얻어내지 못하면, 무슨 거창한 일이든 그리 오래 집중할 수 없다. 설사 오랜 시간을 견디어 내더라도 그런 삶은 행복하지 못하다. 그리고 행복하지 못한 것은 결과적으로 아주 나쁜 것이다.

 

우리 부모님 세대의 인생관은 개처럼 벌어서 정승같이 쓰자는 한 문장으로 함축된다.

다소 경박스럽기는 하지만 현실감이 참 탁월한 표현이다. 공정하지 못한 세상에서 정직과 성실의 한계를 절감하며, ‘생존이라는 절박한 목적을 위해 자기의 양심과 자존심을 어느 정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우리 부모님의 세대였던 것이다.

그야말로 정신 없이 살았다. 서양이 두 세기에 걸쳐서 이룩한 산업화를 50년 만에 따라잡았으니 그 안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정신 없었겠는가? 아마도 4배속으로 돌리는 비디오 속의 세상처럼 세상이 흘러갔을 것이다. 그래서 생존은 절박했고, 정승 같은 성공을 위해서라면 개처럼 사는 것도 불사하는 각오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렇게 한 평생을 보내고, 적지 않은 결과를 손에 쥐었다. 집이 생기고, 차가 생기고, 금융자산과 인맥이 생기고, 좋은 음식을 먹기 위해 천 리를 마다하지 않는 주머니가 생겨났다.

그러나 그 잉여의 자산들은, 여전히 마음의 여유는 되지 못하고 있다. 부지런한 것도 좋고 자기를 바꾸는 노력도 좋은데, 그 일상에서 삶의 시간은 늘 모자라고 관계의 기쁨과 공감은 바싹 메말라 버린 것이다. 결국 그렇게 손에 넣고자 했던 것들, 이를테면 눈에 보이는 물질을 차지하는 것은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행복한 자기를 완성해가는 인생에서는 낙제한 것에 틀림없다.

 

소유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지 못한다. 소유가 주는 잠시의 기쁨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것을 가지면 잠시는 기쁘다. 그러나 사람은 소유한 것에 금새 적응하고 빨리 싫증을 낸다.

소유한다는 것은 마치 소금물을 마시는 것과 같아서, 배가 터질지언정 만족함을 얻지는 못한다.

그래서 사람은 스스로 인생을 발견하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린 후에야, 비로소 행복을 얻는다.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바로 바람 부는 저녁의 산책을, 비 오는 날의 커피 한 잔을, 뜬금없이 불러낼 수 있는 친구를, 출출한 저녁의 냄비라면을 발견하는 사람이라야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인생은 좋은 날도 있고 어려운 날도 있다. 역시나 어려운 날들을 견디게 하는 힘은, 과거의 좋은 날들에 대한 추억이며 동시에 앞으로 다시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일 것이다. 그러나 행복을 이렇게 과거와 미래에서만 찾을 필요는 없다. 사실, 마음의 눈을 뜨면 가장 어려운 날들에도 가장 행복한 일상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을 발견하고 누리는 마음이야말로 인생의 진정한 지혜가 아닐까?

지금을 개처럼 살지 말라. 개처럼 살다 보면, 정승 같은 날이 오는 것이 아니라 정말 개가 될지도 모른다. 지금을 정승 같은 마음으로 살아라. 설사 정승이 못되면 어떠랴! 꼭 정승이 되야 행복한 것도 아닐진대, 정승이 되겠다고 사람이 개가 될 각오까지 해서야 쓰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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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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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야에 새로 생긴 Picolo 라는 과자점에서 쇼콜라(Chocolat)를 사왔다. 
'쇼콜라'는 '쵸콜릿'의 프랑스어이다. 슈크림빵처럼 빵 안에 쵸콜릿을 넣은 것이 특징이다... 아래 사진이 있다.
주소와 전화번호가 사진에 등장하니까... 궁금하신 분들은 구글맵의 도움을 받아 방문해 보시라.

맛을 품평 한다면...
쵸콜릿은 달콤하고 빵은 약간 짠맛이 특징적이다. 그 두 가지 맛이 어우러진 것이 비결인 것 같다.
하나의 가격은 191엔. 
쇼콜라와 함께 슈크림도 있다고 한다. 같은 빵에 안의 내용이 갈린다. 

제빵의 본고장이 유럽이라고 한다지만, 일본의 제빵 역시 그 역사와 기술에 있어 못지 않다. 특별히 '스위트'라고 분류하는 조각케잌이나 푸딩, 그리고 이런 류의 빵이 정말 다양하게, 그리고 엄청 고급스럽게 개발되어 있다. 동경에서 살면서 누리는 몇 가지 특혜(?) 중의 하나가 아닌가 한다...

원두커피와 함께 먹는 쇼콜라 맛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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本当は危ない首都圏(사실은 위험한 수도권)
http://goo.gl/idL91

정부 고관과 친인척 관계인 유통업계 큰손이 수도권에서 탈출하고, 교토의 지사는 왕족들이 수도권을 벗어나 교토로 이주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수도권 지진에 대비하자는 게 공식적인 이유였지만, 실은 방사능오염 때문이 아니냐고 지적한 기사입니다. 

http://goo.gl/7kZfk  (번역본, 위의 링크는 원본기사)

【기사 전문】

●7월말에 잇따른 탈출 움직임
슈퍼마켓 유통대기업 이온그룹이 지바현에 있는 본사의 대체기능을 아이치현 고마키시에 마련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교토부 지사 등이 관방장관을 방문해, 일부 왕실을 교토로 이전해달라는 요청서를 전달했다. 양쪽 다 수도에서 직하형 대지진이 발생할 것을 상정한 예방조치라 했지만 그 진의를 의문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카다 부총리 일가가 오너인 이온그룹이 탈출
이온그룹은 민주당 오카다 가츠야 부총리와 관계가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총리의 친형이 이사 겸 대표집행역 사장인 오카다 모토야씨이며, 아버지인 오카다 다쿠야씨가 그룹 창업자이다.
그러한 이온그룹이 본사기능의 대체 시설을 아이치현 고마키시에 설치한다는 소식이 7월 28일자 아사히신문의 보도로 전해졌다.

수도권 직하형 지진에 대비한 조치라 했다지만, 정부 핵심과 인연이 깊은 기업인만큼 독자적인 위험 정보를 입수한 게 아니냐는 억측을 부르고 있다.

●사실은 세슘? 왕실에도 탈출을 권고
그 이틀 전인 7월 26일에는 교토부 야마다 게이지 지사가 후지무라 관방장관을 방문해, 일부 왕족의 주거를 교토로 옮기자는 요청서를 전달했다. 왕족 대부분이 도쿄에 살고 있는 상황은 안전/안심이라는 관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여기서도 표면상의 이유는 수도권 직하형 지진 대책이라 했지만, 시기적으로 이온그룹 보도와 겹치다 보니 불안시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지진보다 더 크게 의심 받고 있는 것은 세슘을 비롯한 방사성물질로 인한 오염이다. 식품을 다루는 이온그룹과 남계 유전자를 통해 승계되는 왕실 모두 방사성물질 오염에는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후쿠시마 핵)사고 직후에 "즉각적인 영향은 없다"고 외치면서도 정작 자신은 'full armor(중무장)'이라고 야유 받을 정도의 완전장비 차림으로 피해지를 방문했던 에다노 경제산업상. 후쿠시마로 들어갈 당시 헬리콥터 비행경로까지 예민하게 신경 썼던 간 나오토 전 총리...

이러한 과거를 돌이켜본다면, 정부관련 인사들의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실제의 위험성'을 어느 정도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탈원전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동경은 이미 안전하지 못한 땅이다. 그러나 직접 동경에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더욱 그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무엇보다 식품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직접적인 방사능 피폭의 위험은 차치하고라도, 후쿠시마 사고의 범위 안에 들어가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야채, 우유, 고기, 생선이 모두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세슘농도 제한이 이루어지고 있겠지만, 절대로 안전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텔레비전 광고를 통해 후쿠시마의 야채를 직접 시식하며 '안전하다'고 외치는 연애인들의 광고를 볼 때면 탄식이 나오고 소름이 돋는다.


아래의 지도는 후쿠시마현에서 직접 실측하여 제작한 오염지도이다. 후쿠시마현의 울타리 안에 빽빽하게 오염을 나타내는 점들이 자리하고 있다. 물론 경계선은 인간들의 약속이지, 방사능 물질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때문에 대략적으로 훨씬 넓은 지역이 오염에 포함되어 있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그래서 생활 자체가 복마전이다. 슈퍼에 가면 되도록 후쿠시마에서 먼 지역의 식품을 구입하려고 하지만, 이미 그 산지와 공장지역의 표기가 무력화 되었다는 것을 알만한 사람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다시 말하면, 후쿠시마 근교의 생산물이 타지의 공장에서 가공되거나, 다른 지역의 것으로 둔갑하여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동경은 전혀 안전하지 못하다. 그러니 부자들이 엔고(円高) 현상을 이용하여 자산을 정리하여 말레이지아나 싱가폴로 탈출하고 있으면, 거대기업들은 동경 수도권의 직하지진 위험성을 이유로 지방으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동경의 밀집으로 수도권 분할은 오래 전부터 논의가 이루어졌던 이야기지만, 최근의 위험으로 인하여 보다 가속화 되고 있으면 구체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후쿠시마의 한 주부가 쓴 시를 소개한다. 제목은 '후쿠시마에 산다는 것은' 이다.

후쿠시마에 산다는 것


내가 후쿠시마에 산다는 것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어 심호흡 하는 습관이 없어진 것

예를 들어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방사선 선량계와 마스크를 챙겨나가는 딸의 뒷모습에 

가슴이 아프다는 것

예를 들어 후쿠시마에 산다는 것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할 때 

"그래도 우리 지역은 선량이 낮다"며 

묻지도 않은 설명을 한다는 것

예를 들어 6살 딸이 

장래에 결혼은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것

매일 화내는 것. 매일 비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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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21일, 동경의 요요기 공원에서는 원전반대 시위로 17만명이 운집했다. 또한 원전제로 정책을 위한 천만명 서명 운동에 지금까지 800백만명 이상의 시민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의 반원전 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과거의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뜨겁다. 실제로 후쿠시마 원전사태는 아직도 진행중이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한다.

일본의 동경에서 8년째 살고 있는 시민으로, 보이지 않는 이 당혹스러운 적에 대한 공포감이 적지 않다.
지금 관동지방에서는 방사능 피폭과 이로 인한 각종 질병에 대한 괴담이 끊임없이 양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와 매스컴이 일절 정보를 공개하지 못하는 현실로 인하여, 오히려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만약 방사능 오염으로 인하여 이런저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면, 그 소식을 바탕으로 대충의 짐작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일절 위험을 부인하고 '안전하다'는 말만 계속 반복하는 현실로 인하여, 시민들은 오히려 더욱 끝도 알 수 없는 막연한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밖에 대응하지 못하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고려하면, 이미 후쿠시마와 인근의 피폭 위험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들어선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일본을 경험하는 시민으로 생각할 때에, 한국은 결코 일본의 투명성과 안전의식을 따라오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가장 최악의 원전사고가 일어났다는 사실은, 한국이 아무리 주의를 하고 기술적으로 최선을 기울여도 '원전사고'를 완전히 피하고 제어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주는 살아있는 증거이다. 

일본 국민 68% 2030년 안에 원전제로 정책 지지
http://goo.gl/uomY3


때문에 오늘 일본의 원전제로 정책에 대한 68%의 지지를, 결코 가볍게 여기지 말기를 바란다.
이곳의 사람들 대부분은 국가를 위해서라면, 그리고 기업과 경제를 위해서라면 다소의 위험은 감수해야 한다는 전체주의적 사고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68%의 원전 반대 여론이 조성되는 것은, 정말 대단히 심각한 위기의식을 사람들이 현실에서 느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지금 이곳의 사람들은 모두, 과연 건강하게 노년을 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불안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것보다 더 큰 불안은, 내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다. 
전쟁도 아닌 상황에서, 이처럼 한 국가의 모든 세대를 기한도 없는 막연한 불안에 빠뜨리고 건강한 삶을 실제적으로 위협하는  것이 바로 원전사고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원전이라면 촛불을 켜고 견디는 한이 있더라도 퇴출시켜야하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대선을 통해 현명한 결정이 시급하게 내려져서, 부디 이러한 위험을 모면하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기대한다.



Posted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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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생에 단 하루만 남겨져 있다면 무엇을 하겠는가?

우리가 흔히 하는 질문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바로 그 질문에 대한 한 남자의 대답을 잔잔하게 그려내고 있는 영화이다.



영화를 아직 보지 못한 분을 위하여 스포일러는 삼가하겠다.

다만 예상치 못한 감동을 받으며 보았던 영화이기 때문에, 아직 못 보신 분이 있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다. 영화의 스토리도 다음을 궁금하게 만드는 흡인력이 있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다. 특히 사만다를 연기한 Jennifer Love Hewitt 의 모습이 아주 인상적으로 오래 남았다. 



우리는 '하루'의 가치를 모르고 살아가는 것 같다. 

영화는 하루에 얼마나 가치 있는 많은 일들을, 특별히 사랑에 대하여 우리가 행동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 빛나는 하루로 인하여 우리가 얼마나 가슴 아프게 평생을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하여도 생각하게 만든다.

사랑할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다. 

내일로 미루면서 바쁘다는 핑계로 소중한 기회를 놓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어떤 우연, 혹은 계시...로 우리가 인생의 가치를 깨닫는다면, 단지 하루를 통해서도 우리는 사랑할 수 있다. 다만 사랑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면 충분하다.



이프 온리 (2004)

If Only 
 9.2
감독
길 정거
출연
제니퍼 러브 휴이트폴 니콜스톰 윌킨슨다이아나 하드캐슬루시 데이븐포트
정보
로맨스/멜로, 코미디 | 영국, 미국 | 96 분 | 200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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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바(そば:메밀국수)의 나라 일본… 일본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소바를 즐긴다.

가는 곳마다 소바 전문점이 자리하고 있는데, 공장이 아닌 손으로 만드는 소바는 만드는 사람의 자부심의 대상이기도 하다.

오늘은 그 소바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한다.

 

 

지난 주일에 부름을 받아 섬겼던, 나가노교회(長野教会)에서 한 권사님을 만났다.

일본인이신 남편 분이 평생 소바 기술자로 살아오신 분이라 한다. 경기가 침체되면서 소바 전문점들도 인건비 절감을 위하여 사람들을 해고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소바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소바의 맛을 최고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바를 만드는 사람뿐 아니라 그것을 끓이는 사람도 기술자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 남편께서 직접 추천해 주신 소바 전문점이 두 개 뿐인데, 그 중의 하나에서 소바를 맛보게 되었다.

가게의 이름은 소바노미(そばの実)이다.

 

 

오전 11시부터 오픈인데, 10시 50분 정도에 도착을 했다.

이미 대기표에 이름을 쓰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주차장이 꽤 넓어서 한적한 시골식당을 생각했지만, 정작 식사를 할 때가 되니 빈자리가 남지 않고 대기하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역시 한국이나 일본이나 맛있는 음식점은 인기가 좋다. 기다려서라도 기꺼이 좋은 음식을 먹으려는 것이 사람들의 마음인가보다.

교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내부는 정갈했다.

종업원의 표정도 밝고 친절하다. 어디를 가나 그렇지만, 친절한 손님접대는 참 일본에서 배울 점이 아닌가 한다.

내부는 천정이 높은 목조건물로 실링팬이 돌아가고 있었는데,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원했다. 창 밖으로는 푸른 숲이 보여서 시야를 맑게 하는 곳이었다.

권사님의 추천을 따라 자루소바 (ざるそば)와 튀김을 주문했다.

 

 

개인적으로는 소바를 좋아한다. 그래서 여름이면 집에서 자주 먹는 음식이다.

동경에서 몇몇 소바 전문점을 찾아 보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실패였다. 간장(つゆ)가 너무 짜거나 면이 입에 맞지 않아서 가격에 비하여 실망스러운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집의 소바, 정말 맛있다. 가까이 살았으면 자주 왔을 것 같다. 먹어볼 수 있도록 기회를 얻은 것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에 매력이 있었다.

 

백문불여일견이라. 맛을 어찌 글로 표현하랴. 다만 갈 수 있는 사람들은 가보라고 권하는 것이 제격이다.

 

 

나가노에 가면 꼭 한 번 맛을 보기를 권한다. 특히, 소바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아울러 좋은 구경 시켜 주시고, 맛있는 음식까지 대접해 주신 나가노교회의 조수진 권사님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

모든 것이 풍성하신 주님의 은혜이다…

 

Posted by mak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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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9 목양칼럼


요즘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씨의 경험담이다.

대학시절 가난한 동네로 의료봉사를 나갔다. 열심히 진료했지만 환자들이 잘 낫지를 않아서 아직은 미숙한 학생들이 진료를 해서 그런 줄로 알았단다. 그런데 어느 날, 진료소 앞마당에서 아이들이 알약으로 공기놀이를 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의료봉사 차원에서 약을 공짜로 나누어주니 환자들이 약을 전혀 귀하게 여기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제대로 약을 복용하지 않으니 병도 낫지를 않았던 것이다.

결국 100원이라도 약값을 받았다. 그랬더니 자기 돈으로 산 약이라고 귀히 여기고 약을 복용했다. 얼마 후에는 환자들이 다 상태가 좋아져서 진료를 잘한다고 소문이 났고, 심지어는 두 세 시간씩 버스를 타고서 진료를 받기 위해 오는 환자들도 생겼다는 것이다.

공짜는 귀히 여김을 받지 못한다…… 그 말이 하루 종일 마음을 눌렀다. 

왜냐하면 내가 전하는 복음이 바로 그러하기 때문이다. 복음은 ‘죄’라는 지독한 질병에 빠진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셔서 하나님께서 처방하신 생명의 약이다. 그런데 그 값이 너무 귀해서 사람이 지불할 수 없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을 통하여 그 값을 대신 지불하시고 ‘공짜’로 나누어 주시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셨다. 그래서 복음을 은혜(=공짜)라고 하는 것이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사람들이 그 약을 무시한다. 값진 것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알약으로 공기놀이를 하는 아이들처럼, 복음을 하찮게 여기고 당연시 한다.

세상에 당연한 은혜는 없다. 모든 은혜는 누군가의 희생과 선의가 담겨 있는 소중한 것이다. 그래서 은혜를 당연하게 여기고 소홀하게 대우하는 사람은 부당하며 무례한 사람이고, 그런 자에게서 은혜의 기회가 박탈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인 것이다.

안철수씨는 그 은혜의 소중함을 알게 하기 위하여 100원의 상징적인 가격을 정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복음에는 이런 설득이 불가능하다. 복음이 곧 은혜여야 한다는 하나님의 의지가 너무 확고하셔서 인간적인 조작이 불허되기 때문이다. 억울하게 복음이 푸대접을 받더라도 복음을 통해 생명이 살아난다는 확신을 가지고 끈기 있게 싸우도록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종들에게 명령하셨다.

그런데 좌우를 살피면, 돌팔이 약장사들이 난장(亂場)을 벌인다. 

목사에게 무조건 순종이라는 약값, 예배당 건축이라는 약값, 심지어는 나름대로 도덕적 삶의 규범들을 복음의 약값으로 둔갑시켜 팔아먹으니 오히려 공짜(=은혜)였을 때보다 장사도 더 잘 되고, 사람들의 반응도 뜨겁다. 

이 허탈한 현실을 뭐라 말해야 좋을까? 먹고 나으니(과연?) 다행인가? 아니면 결국에는 모두 불법을 행한 사람들이라고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까 걱정해 주어야 할까? 

내가 판단할 일은 아니지만, 분명 정상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은혜는 값이 없는 것이지 값이 싼(저렴한) 것이 아니다. 더불어 복음은 자기 멋대로 아무렇게나 전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원칙(rule)대로 전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복음은 엄격하다. 때문에 복음을 복음답게 전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치열한 고민 속에 살수밖에 없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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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2 목양칼럼



자유와 평등. 그것은 역사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피 흘리며 추구한 가치이며, 동시에 성경이 사람에게 요구하는 가장 근본적인 가치이다. 성경이 그토록 를 미워하는 이유도 그것이 사람의 영혼을 불행한 사슬에 묶는 굴레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기독교 신앙은 그 죄의 사슬로부터 사람을 구원하고 해방하기 위하여 그리스도께서 십자가를 지셨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 기독교는 태생적으로 모든 억압에 항거하는 정신이 내포되어 있다 하겠다.

종교개혁과 더불어 만인제사장이라는 교리를 강조하게 된 것도 같은 이유다. 제사장은 본래 하나님과 사람들 사이에서 신앙적인 중재를 담당하고 대신하여 수고하는 헌신적인 직분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그 제사장이 하나님의 권위를 사칭하여 사람들 위에 군림하고 자기의 욕망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집단이 되고 말았다. 결국 만인제사장은 근본적으로 제사장이라는 역할 자체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제사장이라는 이름을 남용하여 벌어지는 일체의 억압과 부조리에 항거한 교리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종교개혁의 시작을, 1517년에 마르틴 루터가 비텐베르크대학교회의 정문에 95개조의 반박문을 붙이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제 5년만 있으면 500주년을 맞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한국교회의 많은 신자들이 목사라는 이름의 제사장에 눌려 정신적 억압에 신음하고 있는 현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목사는 명예로운 직분이다. 목사의 명예는 성도들을 위해 수고하고, 성경을 실천하며, 신앙적 삶의 모델을 형성하는 것에 있다. 목사는 그러한 삶의 궤적 속에서 한 교회를 대표하고, 신자들을 양육하여 존경과 사랑을 받는다. 그것은 강요된 권위가 아니라, 동고동락(同苦同樂)의 동행 속에서 얻어지는 신뢰의 권위이다.

때문에 목사가 신뢰를 깨뜨리면 당연히 그 권위도 회수되어야 한다. 목사는 별종(別種)의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평등한 신자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 직분이 특별한 것이다. 직분은 그것을 감당할 때에 명예로운 것이지, 감당하지 못하는 자의 방패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성경에는 발람이라는 선지자가 나온다. 그는 불행하게도 돈에 신앙과 양심을 팔았다. 모압의 왕을 위하여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저주하려고 시도했다. 하나님은 그가 가는 길을 막으셨다. 더 놀라운 것은 당나귀의 입을 열어 발람에게 교훈을 주신 것이다. 이것은 극단적인 가르침이다. 선지자의 직분이 귀한 것이지만 하나님이 원하시면 당나귀라도 대신할 수 있다는 교훈이다. 그래서 예수님도 이스라엘 백성들이 명예롭게 여겼던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는 타이틀에 대하여 말씀하시기를, “하나님은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을 만드실 수 있다고 하셨던 것이다.

사람은 하나님 앞에 평등하다. 그러나 귀한 직분을 감당하는 사람은 존귀하게 여겨야 한다. 반대로 그 직분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에게까지 명예로운 권위를 내어줄 필요는 없다. 성경은 이 점에 대하여 매우 단호하며, 이것이 성경적 정의라고 나는 믿는다.

교회에서 섬기는 모든 사람들은, 마땅히 자신을 주님의 종이라고 여겨야 한다. 억압의 굴레를 다시는 쓰지 말라. 하나님은 자유와 평등의 하나님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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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우리교회의 신혼부부가 집들이를 했다.

이운용, 김소라 부부.

 

 

소라는 일본에 처음 올 때부터 함께 해서, 이제 이렇게 가정을 이루었으니 가족 같은 친구이다.

타국에서 남편을 만나 결혼까지 결심하는 것이 조금은 염려 되기도 했지만, 막상 결혼하고 함께 만나보니 인품도 훌륭하고 자상한 사람이라 마음이 놓였다.

 

 

두 사람이 좋은 집에 신혼 살림 차리고 저렇게 함께 교회식구들을 대접하는 것을 보니, 목사의 마음이 너무 흐뭇하다.

역시 목사의 기쁨은 성도들에게 있구나. 안 먹어도 이미 배부른 오후였다. 하지만 마음과 달리 오랜만에 만나는 맛있는 음식 앞에서 정신을 놓고 불타오르고 말았다.

 

 

사실, 새내기 신부가 갈비찜을 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그런데 맛도 있었다. 기적이다!

 

 

상대적으로 요즘, 목사의 마음을 안스럽게 하는 양반들이 저기 보인다.

장수호 집사는 하윤이의 출산과 함께 기러기 아빠가 되어 있고, 전동훈 집사는 이번 주에 건강 때문에 와이프를 한국에 보내고 당분간 혼자 지내야 하게 되었다. 둘이 절친인데 처지도 비슷하구나.

 

 

이 사람들은 보이면, 자동차와 오토바이 얘기 밖에 안 한다. 그게 취미고, 낙(樂)이고, 직업이다.

그것밖에 모르는 순진함에 오히려 기대가 간다. 앞으로는 좋은 일만 넘치게 주시기를 몰래 기도해본다.

하나님이 주시는 모든 시간에는 의미가 있다. 그 의미를 지금 모른다고 해서 불평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다. 묵묵히 인내하며 믿음으로 나가면 마침내 선을 이룰 것이다. 내게는 그런 확신이 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목사의 눈길이 늘 머무는 아이.

 

 

요즘 지혜는 사춘기다. 박소연 집사의 말을 빌리면 ‘청개구리’다.

그런데 목사가 보기에는 그냥 청개구리가 아니라 ‘퓨어 청개구리’다. 그래도 이 녀석이 이렇게 환하게 웃을 때면 나는 마음이 짠하다.

너무 오래 기도했기 때문일까…

 

 

서재는 그 집의 속살이다.

어떤 사람이 무슨 책을 읽었고 읽는지를 살피면, 사실 그 사람의 경향과 사고에 대하여 대충은 판단할 수 있다.

 

 

 

준혁이는 친구와의 약속이 있다고 예배 다음에 혼자 사택에 남았고, 찬혁이는 함께 동행을 했는데 오랜만에 타는 자동차로 멀미를 했다. 일본에 와서 사는 동안 아이들이 촌놈이 되어 버렸다…

 

 

집주인의 헌신적인 섬김… 역시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사람이 자상하고 따뜻하다.

두 사람이 예쁜 가정을 이루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돌아가는 길에, 장수호 전동훈 집사는 오토바이를 탔다.

더운 날씨에도 제대로 차려 입고 라이딩을 하는 모습은 꽤 멋지다. 두 사람 때문에 우리 교회 식구들은 오토바이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나름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

 

 

지혜네가 이번 주에 한국에 다녀온다. 당분간 못 보겠네…

여름휴가를 보내고 올 모양이다. 그 다음에는 다시 카테검사를 위해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지루한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하나님께서 충분한 휴식과 감당할 수 있는 용기를 주시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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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장마

혼자말/靑情 / 2012. 7. 15. 02:40

 

곱다는 빗소리에도

어디선가 사람이 쓸려간다

올해의 여름은

또 그렇게 누군가에게 잔인하다

 

먹먹한 가슴 한 켠에

기댈 어깨라도 들여놓고 산다면

덜 불행할 것이다, 사람아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풀은 눕고

머리는 헝클어지더라

그래도 살아야 하고 내일은 또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겠지

빗소리가 여전히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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